Discoverer. Analog-In
히치하이킹과 경찰

<히치하이킹과 경찰>

[히치하이킹]
‘카요코코’라는 해변으로 떠나는 차 안. 몇 번의 다리를 지나쳤을까. 그리고 그 다리 밑엔 항상 히 치하이커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버스 플랫폼, 기차 플랫폼에도 한쪽 엄지를 치켜세운 채 빠르 게 지나가는 우리를 응시하고는, 차 안이 가득 찼음을 깨닫고 다음 차로 눈길을 돌리는 쿠바 사람들. 쿠바에서 히치하이킹은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허용된 교통수단이다. 히치하이킹을 공식적으 로 허용하다니, 참 웃긴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탑승자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에 응하 고 싶은 운전자는 다리 밑에 잠시 차를 대는 것이다. ‘히치하이커 관리 경찰’의 안내에 따라 빈 좌 석에 사람을 태운다. 욕심이 많든 정이 많든, 어떤 운전자들은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더 구겨 넣은 채 사람으로 가득 차 삐걱거리는 차를 이끌고 쿨하게 떠나갔다.







<운전 기사와 올드카>


쿠바의 열악한 대중교통 탓에 히치하이킹이 제도화된 것도 있지만, 히치하이킹은 이제 쿠바를 대변하는 문화인 셈. 특유의 친근함으로 쿠바인들에게 무뚝뚝함이나 어색함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금세 목소리를 높이며 싸울 지는 몰라도, 결코 상대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위시하며 서로 눈치 보거나 경계하는 일이 없다. 오로지 대화, 피부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서로를 알아갈 뿐.

100km로 달리는 차 안에서도 처음 보는 건너편 차주와 대화를 한다. 차가 어떻니, 날씨가 어떻니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빠른 속도에 분산되고 마는 목소리, 마치 말 잇기 게임처럼 조수석의 히치하이커가 대신 고함을 질러 전달해준다. 그렇게 몇 마디가 오고 가고, 흐드러지게 한바탕 웃 고서 ‘챠우(안녕)’라고 한마디 내지르고 앞서간다. 넓은 들판, 시야를 가로막는 어떤 것도 없는 그 넓은 광경에서 히치하이커를 가득 태운 차는 그렇게 수도 없이 소실 점을 향해 나아간다.

히치하이킹을 한 번 해도, 가게에 한 번만 들어와도 친구가 된다. 어쩌다 두 번 보면 더 친한 친구가 된다. 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아 서로 사기 칠까 경계할 일도 없다. 그저 너의 삶, 나의 삶이 있고 우리는 그걸 나누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그래서일까, 쿠바인들은 내게 궁금한 게 많다. 짧은 영어로 길을 가는 내내 말을 거는 운전기사. 남한 사람이냐 북한 사람이냐부터 해서, 결국은 자신의 부인이 이쁘다는 이야기로 귀결되고 만다. 쿠바인들은 이렇게 친구가 된다.


 




<안녕, 친구>  


 

[경찰]
공산주의 체제는 공권력이 막강하다. 마치 범죄를 근절하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다. 수시로 경찰차가 지나가고, 골목의 한 블록마다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 그래서 쿠바는 막연하게 상상하 는 이미지와는 달리 너무나 안전하다. 비행 청소년들조차 어딘가 착하고, 장사꾼들조차 양심적인 바가지(?)를 씌운다. 늦은 밤 어떤 골목을 지나다녀도 화를 입을 걱정이 없다. 그만큼 쿠바인들은 경찰을 두려워하고, 그에서 나온 몇 가지 문화들이 흥미로웠다.  


<안전한 올드 아바나>

도로에서 불심검문이나, 속도 단속을 하는 경찰이 자주 보인다. 운전기사는 도로 단속 경찰을 보 고 난 뒤, 오는 차들에게 경적을 울리며 경찰이 있음을 한참 동안 알린다. 길에서 담배 피우는 청 소년들도 멀리서 경찰을 보면 공원의 모든 친구들에게 알리고 다닌다. 마치 다들 경찰에 당하지 않기 위한 암묵적인 공조 체제가 있는 것 같았다. 대신, 안전한 치안이 쿠바의 활발한 밤 문화를 보증한다. 말레콘과 올드 아바나는 새벽 세 시가 되어도 북적거린다. 한 골목을 지날 때마다, 각기 다른 스피커에서 다른 음악들과 춤사위가 벌어진다. 마치 파노라마 같다. 다른 곳에서는 금세 표적이 되기 쉬운 관광객이지만, 그 밤 중의 로컬 골목에서도 어떤 걱정없이 그들과 어울리며 놀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건, 소음은 결코 규제하지 않는다는 것. 새벽 4시에 아무리 음악을 크게 틀어 놓아도 그 누구 뭐라 하는 이 없는 이 곳, 바로 쿠바였다.

 



<살사 파티>
 



<아버지와 딸>

다시 돌아온 쿠바는 많이 변한 모습일 것이다. 공산주의 체제하의 경찰 문화나 걱정 없는 사람들의 모습들. 인터넷이 되지 않아 공원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도.

FACEBOOK TWITTER KAKAO STORY NAVER BLOG URL

Discoverer Story

Discoverer

URL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