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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국의 도로: 야쿠시마



규슈의 4월은 예상보다 많은 비를 뿌렸다. 구름을 피해 남쪽으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땅끝에 다다랐다. 







내친 김에 배를 타고 아예 바다 건너 가보는 건 어떨까, 천년 수령의 나무와 사슴, 원숭이가 기다리는 남국의 섬으로. 어두운 밤바다를 헤치는 동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따뜻한 길을 떠올리려니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다.









가장 먼저 우리를 반겨 준 것은 맑은 날씨와 파도, 끝없이 펼쳐진 차밭이었다. 어딜 가도 푸르른 길 너머 펼쳐진 거대한 산과 바다를 만날 수 있었다. 









산골짜기 사이사이 맑은 물이 모여 이룬 폭포수, 커다란 잎사귀를 자랑하며 무성하게 우거진 식물들을 맞닥뜨릴 때마다 이곳이 머나먼 남쪽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야쿠시마를 달릴 때는 여느 때보다 천천히 달리는 편이 좋다. 구불구불한 도로 어느 편에서 원숭이와 사슴이 튀어나와 길을 막을지 모르니까. 도로 위의 동물 친구들은 도망치지도 않고 자리를 지킨다. 그저 자신에게 쏟아지는 눈길을 담담히 응시할 뿐. 마치 ‘여긴 내 구역이야’하고 말하는 듯한 이들의 표정을 마주한다면, 조용히 지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 







어느덧 멀고 먼 남국의 섬을 한 바퀴 돌았다. 처음 닿은 자리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들으며 당신을 생각한다. 언젠가 당신과 함께 이 길을 달릴 수 있기를, 그 날이 부디 멀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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