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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지만 높은 도시,
과나후아토

과나후아토의 새들은 높게 날 필요가 없다. 자신이 머무는 도시의 전경을 보고 싶다면 그냥 툭, 성당 지붕에 앉으면 그만이다. 잠시 숨을 고르고 주위를 둘러보면 온 동네가 한눈에 보인다. 해발고도가 약 2,000미터에 달하는 이곳은 높지만, 낮다. 시에라마드레 산맥을 등지고 늘어선 앙증맞은 집들과 좁고 길다란 골목이 이곳 사람들의 겸손을 보여주는 듯하다. 고층빌딩에서 오는 압도적 놀라움과 달리 낮은 건물에 경외를 느끼게 된다. 





영화 [코코]의 배경이 된 이유 또한 그 때문이리라. 





과나후아토는 따뜻하다. 굳이 색온도를 보정하지 않아도, 화창한 봄날 태양 같다. 해가 어스름한 초저녁 광장에 모인 사람들의 여유는 더 따뜻하다. 조금은 왁자지껄해서 시끄럽다 느낄 수도 있지만 어느새 내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하다. 종종 걷는 비둘기들도 강남 횡단보도를 파란 불에 건너는 애들처럼 익숙한 듯, 사람 주변을 맴돈다. 성당 앞에선 전통 공연이 펼쳐지고 흥에 겨운 사람들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 역시 ‘낮다’. 이 사람들은 낮은 것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헬기로만 다가갈 수 있었던 새의 시선이, 이젠 드론을 통해 쉽게 이뤄진다. 과나후아토가 한 눈에 보이는 정상에서 올라서 나도 드론을 띄웠다. 낮지만은 않은 고도로 마을을 휘감고 골목을 속속들이 들여다봤다. 탄성이 나왔다. 하지만 이내 뭔가가 하나 빠진 듯 아쉬웠다. 꽤나 갸우뚱했지만 결국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한 채 광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길은 마치 라면사리처럼 고불고불 굽이져 있었다. 그 때문에 길이 어떻게 꺾였냐에 따라 드론으론 볼 수 없었던 광경이 펼쳐졌다. 조그만 창문, 가로등 밑 연인들, 반짝이는 돌길들. 나는 아래까지 다 내려와서야 비로소, 나지막이 ‘아!’ 탄성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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