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er. HOLLA
침식되는 것들,
다시 도시를 묻다

도시를 걷고, 탐사하면서 우리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감정에 빠져들곤 했다. 버려진 것 같지만, 어느새 자연이 회복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수명을 다한 가치가 다른 시각에서는 새로운 의미로 해석되기도 했다. 문명 너머의 폐허 그리고 그 너머의 미래를 찾기 위한 우리의 발걸음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


      



우리의 마지막 탐사지는 해안침식으로 붕괴위험에 처해 주민들이 모두 강제이주 당한 어느 폐 레지던시였다. 모래절벽에 위태롭게 서 있는 이 건물은 한 때 멋진 해안의 풍광을 마주한 멋드러진 장소였을 것이다. 하지만 자연이 아름답기만 하던가. 연약한 지반은 파도와 바닷바람에 점점 깎여 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이곳에서 꿈꾸던 삶은 깨어진 유리창처럼 산산조각 나버렸다.

   
   

    

애초에 이곳의 풍토를 면밀하게 관찰했더라면 이곳에 이런 건축을 했을 리 없건만. 야생을 이해하지 못한 계획은 이토록 허무하게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다. 바닷가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모습과는 대조적인 깨어지고 비어버린 이 공간은 어쩌면 우리 스스로 만든 풍경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자연은 침묵이 길지만, 그 힘은 늘 모든 것에 앞선다. 버려짐 없는 온전한 삶과 그 풍경에 대한 상상은 그래서 늘 겸허한 시간을 요한다.

  
 






 
건물을 빠져나와 침식당해 절벽이 되어가고 있는 모래 언덕에 올랐다. 

그리고 이런 폐허의 끝에서 우리는 다시 삶을,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되묻게 되었다. 이곳의 풍경과 우리 도시의 풍경이 혹여 닮아있진 않은지, 금세 허물어질 것을 위해 달려가고 있지는 않은지.

먼 길을 경유해 다시 우리에게로 되돌아 온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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