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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빛깔을 마주하다

이제껏 수영선수로서의 내 모습은 물속에 있을 때 가장 빛났다.
인생의 팔할을 물에서 보냈으니, 언젠가는 마음껏 지상을 누비는 모험에 도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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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별다를 것 없는 취미일 하이킹, 등산, 러닝이 내겐 마치 인어공주가 생애 처음 물에서 나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처럼 조심스럽게 느껴지곤 했다. 최대한 많이 뛰고 가능한 높이 올라가는, 무엇보다 지상에서의 내 퍼스널 컬러를 찾아가는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스페인에 가기로 결심한 건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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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스페인의 첫인상은 물처럼 푸른빛이었다. 청량하지만 가볍지 않은 파란색. 기막히게 아름다운 세비야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어 바다와 상공의 경계마저 무너져 있었다. 해변을 거닐 때면, 마치 파란 도화지를 달리는 기분이 들었다. 가장 눈부셨던 곳은 마요르카의 보물 산타니Santany 해변. 처음 봤을 땐 탄성을 넘어 비명을 내질렀다.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또 볼 수 있을까? 그 절경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지경이었다. 파란 바다와 어울리는 원색 수영복을 챙겨왔다면, 세상에서 가장 황홀한 수영을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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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베르나스 사막Tabernas Desert 을 가로지르는 길은 온통 따스한 노란 빛으로 흥건했다. 건조한 황무지일줄 알았건만, 하늘이 맑고 구름이 다채로워 이제까지 알았던 스페인과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흥미로웠던 기억 하나. 타베르나스는 아시안의 인적이 드문 동네라, 우리의 등장은 꽤나 신선한 이슈였다. 남녀노소 발벗고 우리가 가는 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려 들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물론 언어를 알아듣기 어려웠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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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 우리는 헤드랜턴을 켠 채 야간 하이킹을 했다. 타베르나스의 가장 높은 곳에서 수많은 별들을 마주했다. 살면서 보아온 가장 가까운 별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한번 더 이곳을 찾았다. 노랗게, 붉게, 다시 푸르게 물들어가는 해넘이를 말없이 바라만 봤다. 

스페인에서 머문 내내 자연이 빚어낸 찬란하고 아름다운 빛깔을 선물 받았다.
여전히 물에 있을 때가 가장 즐겁고 편하지만, 뭍에서 또한 용기 내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준 이 여정에 고마움을 실어 보낸다. 에스파냐, 무차스 그라시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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