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er. HABADA
하바다의 스위스 여행 일기 2화



다섯째 날(그린델발트-브베)

그린델발트에서 3박을 무사히 보내고 다음 여행지로 이동하는 날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날부터 날씨가 풀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스위스 밑 동네인 브베로 향했다. 브베에 도착하자마자 그린델발트의 싱그러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꽤 거칠고 낯선 느낌을 받았다.




 브베에는 유명한 네슬레 포크 동상이 있다. 정말 뜬금없이 강 위에 아주 커다란 포크 하나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기이한 이 포크의 유래를 찾아보니, 네슬레 음식 박물관에서 기념 조형물로 만들었다고 한다. 숙소 근처에는 오두막처럼 생긴 화덕 집이 있다.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들어갔다가 화덕 피자에 꽂혀 브베에 머무는 이틀 내내 출석 도장을 찍었다.







여섯째 날(브베-몽트뢰: 크리스마스 마켓/프레디 머큐리 동상/음식 박물관)


여행 중 가장 날씨가 좋았던 날. 가을 날씨처럼 선선하고 맑았다. 우리는 옆 동네 몽트뢰에 가기 위해 일찍 움직였다. 몽트뢰는 브베에서 버스로 20분 정도 걸리는 아주 가까운 휴양지다. 특히 최근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주인공인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 몽트뢰에 도착해서 사람들이 많이 이동하는 곳을 따라 무작정 향했다. 그러자 눈앞에 펼쳐진 크리스마스 풍경.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과자집 같은 모형의 크리스마스 마켓들이 일렬로 늘어섰다. 해마다 몽트뢰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마켓이 열린다고 한다. 덕분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물씬 느끼고, 아기자기한 소품 구경도 실컷 했다.




 몽트뢰에 가면 꼭 보고 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이다. 레만 호수 앞에 커다랗게 세워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브베로 와서 포크 앞에 있는 네슬레 음식 박물관에 갔다. 스위스 패스 소지자라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박물관 안에는 음식에 관한 유래와 정보로 가득하다. 사실 음식 박물관 내에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하며 창밖을 보는 것만으로도 구경거리는 충분하다.





일곱째 날(브베-몽트뢰-루체른: 파노라마 열차)


 브베를 떠나 루체른으로 이동하는 날. 몽트뢰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몽트뢰에서 츠바이짐멘까지는 파노라마 열차를 이용하여 가기로 했다. 이 구간은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골든패스 구간이다. 전날 미리 파노라마 열차를 예약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날은 이른 아침부터 온종일 열차 안에만 있었는데 전혀 따분하지 않았다. 소문대로 열차 밖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보고만 보고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히려 목적지에 도착할 때 내린다는 게 아쉬울 정도다.





 파노라마 열차는 신기하게 기장이 가운데서 열차를 운행하고, 열차 앞은 모두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자동차 앞 좌석처럼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열차에 있는 동안 간단하게 간식을 먹기도 했고, 잠깐 졸기도 했고, 엄마와 수다를 떨기도 했고, 혼자 멍하니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세상에는 이보다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 많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궁금하기도 하면서 살짝 무섭기도 했다. 지금 나는 겨우 작은 창문을 내다보며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나의 고민들은 우주의 먼지처럼 아주 작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는 걸 몸소 느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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