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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 길리섬

천혜의 자연 길리섬










이제 롬복을 떠나 천혜의 자연 길리섬(Gili Trawangan)에 내린다. 충격이다. 무슨 환락의 섬인가? 유럽 근천가?
롬복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백인들과 한국인이 여기 다 모여있다. 길리는 롬복보다 훨씬 작은데 더 번화했다.
심지어 에스프레소 기계를 구비한 카페까지 있다. ‘매연이 없는 섬 = 자연을 간직한 섬’은 아니다.
오히려 섬을 둘러싼 바다만이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자동차 대신 마차가 달리는 길은 롬복과 달리 매연 냄새가 일절 없다. 대신 말똥 냄새가 난다.
흙길은 물인지 바닷물인지 말 오줌인지 모를 액체가 흥건한데,
발걸음을 뗄 때 마다 내 플리플랍이 거기 딱 붙었다가 떨어지면서 알 수 없는 갈색 물이 내 몸에 튄다.

매연을 마시고 있으면 수명이 짧아지는게 느껴진다. 길리 섬은 말똥 냄새에, 롬복 섬은 매연 냄새에. 무얼 하나 선택할 수가 없다.
개발도상국 혹은 시골이라고 공기가 더 좋은 것만은 아니다. 시골로 가면 자동차 관리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매연을 뿜는 오래된 자동차들이, 더욱 관리 받지 못하는 오토바이가 수백 대 지나다니는데,
사실 이런 경우 도시의 공기 질이 더 좋을 수 있다.
자연을 간직한 섬의 도로는 자연을 간직하고 있지 않았다.









 
 
 
 
 

길리섬 바닷속 세상




평평하게 깎아놓고 닦아놓은 도시에만 살다가 들어간 바다 속에는 수천 수억 년 건드리지 않은 그대로의 지형이 남아있다.
울퉁불퉁한 산호섬 뒤로 깎아지르는 절벽이 갑자기 나타나고, 산호초가 제멋대로 자라있는 모습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새삼 원래 지구의 모습에 한 발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바다를 보며 한참을 엎드린 채로 둥둥 떠 있었다.
아래만 보다가 고개를 들어 바닷속 저 멀리를 보니 바로 앞에 바다 절벽이 나타난다.
그 속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다도 급격히 검어진다. 햇빛조차 들어오다 바다에 먹혀버린 듯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고 호흡이 가빠진다. 정신을 차리려 심호흡을 크게 한다.
결국 깊은 절벽까지는 헤엄쳐 가보지 못했다.







배에 타기 전에 산 식빵을 조물조물 동그랗게 압축시켜 손에 꼭 쥐고 있는다.
또 다른 포인트에 도착해 바다에 뛰어들기 전, 식빵을 조금씩 뜯어 던져주면 순식간에 열대어들이 몰려온다.
배 위에서도 훤히 보이는 바다인데, 바닷속에는 몇 백 마리의 열대어가 모여들고 있다.
줄무늬 물고기, 노란색 물고기, 뱀장어 같은 물고기, 그리고 참돔 같은 엄청 큰 물고기는 산호초 바닥에 딱 붙어있다.
이상하게 옆으로 누워서 무언가를 자꾸 주워 먹는데 그 모습이 너무 웃기면서도 내가 저 아래까지 잠수를 하지 못함이 아쉽다.
잠수를 시도해봐도 1m 정도만 내려가면 귀가 아프다.

그 사이 손에 쥔 식빵이 물에 풀려 여기저기 흩어지면 난 열대어들 사이에 갇힌다.
내 손에 쥔 식빵을 노리는 노란 물고기들이 모여든다. 어떤 물고기들은 보고도 다가오지 못하는데
조그만 노란 녀석들은 겁도 없이 내 손으로 와서 식빵을 톡- 톡- 뜯어 먹는다.
가끔 손에 부딪히는 물고기들의 부드러운 비늘이 닿는 느낌이 좋다.









 
 

마지막 노을과 함께


마차를 타고 해변가를 달리다 보니 저 멀리 붉은 하늘이 보였다.
너나 할 것 없이 눈과 카메라에 노을을 담다 보니 어느덧 날이 어두워졌다.
바다가 보이는 해변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다. 새까만 하늘과 바다를 보고 있자니, 꼭 우주에 온 듯하다.
모래사장에서 한 발자국 내딛으면 우주에 온 듯 두둥실 몸이 뜰 것만 같다.









마지막 노을이 저물며 시작된 저녁 만찬, 아쉬움인지 허기인지를 달래기 위해 와인과 온갖 요리를 주문했다.
결과는 성공적. 음식들이 어찌나 맛있던지 감격스럽더라.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던 덕분인지 일주일이 충분히 길게 느껴졌다.
하루하루, 매 순간에 집중하다 보니 간만에 꽉 찬 일주일을 보낸 것 같아 크게 아쉽지 않았다.
매 순간에 온전히 집중한 여행이었고, 그래서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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