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롬복의 써핑 싸데기

롬복이 쉽게 갈 수 있는 섬은 아니니까 서핑은 꼭 해봐야지!





서핑

정신을 차리고 바다를 보니 집채만한 파도가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 서핑 보드는 옆에 둥둥 떠 있고, 머리끈은 사라진지 오래다. 배고파 제대로 서 있을 힘도 없다.
저 파도를 맞으면 바닷물 한 사발 들이키는 건 당연지사에 정신을 못 차릴 파도 싸대기를 맞을 게 뻔하다. 파도는 미친 듯 좋다.
하지만 겨우 보드에서 일어서면 파도는 끝나 있다.
서핑은 몇 초 서 있어 보지도 못한 채 라인업을 향한 패들링 만으로 진이 다 빠진다. 저 파도는 또 이리저리 날 휘감겠지. 그냥 바다에 몸을 맡기련다.
 

"Down!!! Down!!!" 누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쳐다보니 서핑 스쿨 강사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라 소리친다. 파도가 날 덮치기 직전이다.
숨을 크게 들이키고 바닷속으로 납작 엎드린다. 보드에 부딪히지 않아 안전하다. 이번 파도는 연속으로 몰아친다.
피도가 들락날락할 때마다 내 긴 머리채도 얼굴을 드세게 때린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바다 밖으로 일어서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 얼굴을 뒤덮은 미역 줄기 같은 머리칼을 치우면 그새 바다는 다시 평온해져 있다.







서핑은 처음이었다. 두려움이 앞선다. 거대한 파도에 휩쓸린 보드에 부딪혀 죽어버릴 것 같다.
보드에서 일어서면 미끄러져 파도 속으로 곤두박질 칠 것 같고, 패들해서 저 먼 바다로 나아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런데 서핑보드 한쪽을 손으로 움켜쥐어 드는 순간 마음 속에서 그 어떤 용기가 스멀스멀 용솟음친다. 흥분의 연기가 피어나자 얼른 바다로 나가고 싶어졌다.
보드의 묵직함이 손에 느껴지고 마음을 안정시킨다. 모르는 두려움에 상상의 소설을 써나가지만 막상 맞서보면 별 것 아닌 경우가 많았다.

보드에서 미끄러질 것만 같다. 파도는 나를 떨어트리려 요동치는 것만 같다.
하지만 내 신발과 몸은 보드와 한 몸이 된 것처럼 안정적으로 붙어있다.
파도는 마치 땅처럼 굉장히 단단하게 보드를 받쳐준다.
잠깐이지만 파도 위에 서, 해변을 향해 나아가며 온 몸에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
그 기분이 굉장히 짜릿하다. 광대가 스멀스멀 승천한다.













서핑을 마치고

신나는 서핑을 끝내고 집으로 다와가는 길에 비가 한 방울, 한 방울 후드득 떨어지더니 이내 장대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스콜이다. 20분간 시원하게 쏟아지던 비가 서서히 그치고, 언제 비가 왔냐는 듯 하늘이 맑게 개었다.
점심 즈음 스콜이 한 번 내리면 날씨가 선선해져 돌아다니기가 좋다.

인도네시아의 계절은 건기, 우기로 나뉘는데 6월~10월은 강우일이 5일 미만인 건기다. 원래는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스콜이 내리는 횟수는 더 잦아졌으며, 여름은 더 더워지고, 이젠 아무도 계절이나 날씨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담수화 시설이 부족해 가끔 짠 물을 마시고, 전기가 자주 끊겨 정전 사태는 일상인 롬복. 물이 많고도 적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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