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er. THE STRUGGLER
캄차카의 대자연 :
연어, 허스키, 그리고 바다사자





[연어가 노니는 아바차 강]

“바로 여기야. 다 왔어.” 동도 트지 않은 아침, 캄차카에 갓 도착한 우리가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사방이 하얀 설원이었다. 그 때 율리아가 으쓱하며 말했다. “아바차 강 Авача 은 캄차카에서 2번째로 큰 강이야” 넓은 평지에 눈이 덮인 줄로만 알았더니, 그 정체는 얼어붙은 강이었다. “물고기도 얼마나 많은데!” 우리는 꽁꽁 언 아바차 강에 구멍을 뚫고 얼음 낚시에 도전했다. 동행한 낚시 선생님, 스뱌냐가 서툰 우리에게 찌 다루는 법을 가르쳐 줬다. 배운 대로 낚싯대를 리드미컬하게 위아래로 움직였더니, 싱싱한 연어가 줄줄 올라온다. 미끼도 달지 않은 채였다. 







시베리안 허스키 ‘아샤’도 신이 난 듯 꼬리를 흔들며 뛰어다녔다. 생선을 낚기만 하면 아샤가 덥석 잡아먹으려고 하는 통에 얼마나 웃어댔는지. 왁자지껄한 가운데 20센티미터가 훌쩍 넘는 월척도 낚았다. 방생한 새끼를 제외하고, 30마리는 거뜬히 낚았나 보다. 추위 탓에 연어들은 물에서 건져 올리자마자 하얗게 얼어버렸다. 얼음과 햇살에 그 비늘이 반짝거렸다. 







[썰매개와 함께 달리다] 

낚시를 마친 후, 우리는 아샤 같은 개들을 잔뜩 만났다. “조심해야 해. 이 친구들은 지금 달리고 싶어 안달이 났거든!” 드미트리가 말했다. 드미트리는 핌차크Пимчах 민속마을에서 썰매개와 함께 생활한다. 개썰매는 땅이 눈으로 덮인 이곳에서 삶을 이어온 원주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열 마리의 개들은 벌써 달릴 준비가 다 되었다는 듯 신나게 짖으며 꼬리를 흔들었다. 그렇게 나무 썰매에 몸을 실었다.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는 개썰매는 주변의 풀과 나무를 좀 더 세심히 관찰하게 했다. 스노모빌 같은 것으로 갈 수 없는 설산의 구석구석을 맨몸으로 탐험하는 느낌이랄까. 눈밭에 찍혀 있는 곰발자국을 발견하곤 흥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개들과 함께 호흡하며 달린다는 사실이 무척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바다사자와 하이파이브]

캄차카를 떠나는 날, 우리는 아침부터 분주히 움직였다. 말이 통하지 않아 사진을 보여줘 가며 겨우겨우 택시를 타고 간 곳은 무장한 경비대가 있는 모크보이Mokhvoi 만의 항구였다. 고요한 물가에 다다르자 누군가 소리쳤다. “이것 좀 봐!” 바다사자였다. 드넓은 수평선 위로 태양이 빛날 때, 야생 바다사자들은 신나게 춤을 췄다. 감탄이 절로 났다. 거대한 몸을 이리저리 굴리며 헤엄칠 때마다, 그 매끈한 살갗이 햇살 아래 반짝였다. 왜 옛날 사람들이 듀공이나 바다사자를 인어로 착각했는지 알 듯도 했다. 





손 뻗으면 닿을 거리의 몇몇은 콧구멍으로 뜨거운 콧김을 뿜어내고, 꼬리를 바닥에 탁탁 치며 우리를 바라봤다. 흥분한 우리가 열심히 구경하는 동안,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어슬렁거리며 산책 나온 마을 주민들이었다. 바다사자들이 늘상 자맥질하는 풍경을 눈 앞에 두고 사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문득 이들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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