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overer. Buring Africa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소서스 블레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 소서스 블레이

파르르, 새벽 추위에 놀라 눈을 떴다. 본능적으로 텐트의 문을 젖혔다. 까마득한 하늘, 아니 별천지가 펼쳐진다. 한참을 멍하니 별을 바라본다. 시간이 좀 흘렀던 걸까, 웅성거리는 소리에 놀라 시계를 본다. 5시. 캠프에 있던 모든 여행자들이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이곳은 소서스 블레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사막이라 불리는 나미비아 사막의 필수 여행지이다. 듄 45, 데드 블레이, 빅대디가 모여 있는 곳으로도 이름이 높은데, 특히 듄 45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것이 여정의 하이라이트다. 듄 45까지는 가장 가까운 캠프 사이트에서도 차로 40-50분이 소요되고, 모래 언덕을 오르는 시간까지 계산해야 하므로 서두르지 않으면 일출을 놓칠 수 있다.    
   
   
     




드디어 듄 45 언덕에 올라 해를 맞이한다. 고요하고 어둡기만 한 사막에 생명을 불어넣는 우아한 불빛이다. 여행자들은 등 뒤로 어두운 그림자를 두고 정면에 떠오르는 빛을 보며 온 감각을 곤두세운다. 보석처럼 영롱한 빛은 사막 언덕에 깔린 어둠을 서서히 거두어갔다. 나와 준영이는 이 황홀한 순간을 몸으로 표현했다. 기쁨을 가누지 못하고 점프를 10번이나 했다.   
   
   



해가 다 떠오를 때까지 머물다가, 다음 목적지로 가기 위해 자리를 떴다.





오를 땐 만만치 않았던 언덕인데, 내려갈 때는 가볍게 미끄러져 내려간다. ‘꺄-‘하는 외마디와 함께, 두 팔을 벌린 채다.







이번엔 데드 블레이를 향해 출발했다. 듄 45에서 데드 블레이까지는 20분 정도가 소요되는데, 이 중 5킬로미터 정도는 모래로 가득한 길이어서 4륜 구동차가 아니면 갈 수가 없다. 심지어 4륜 차여도 모래에 빠진 차를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안타깝지만 우리도 예외는 아니었다. 타이어의 공기를 빼고, 수동기어로 저속 운행을 시도한 끝에야 간신히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다시 모래 위를 걷기 시작한다. 눈 앞의 언덕을 지나면 데드 블레이다.







죽은 습지라는 뜻을 지닌 데드 블레이는 오렌지 빛 모래 언덕 사이에 늘어선 앙상한 나무의 그림 같은 자태로 이름을 떨친 명소다. 누군가는 생명이, 누군가는 죽음이 느껴진다던 기묘한 풍경. 그 앞에서 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춤을 추고 세상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 듯한 스스로의 모습을 포갰다.





드디어 데드 블레이를 넘어 최종 목적지, 빅대디를 향해 간다. 이곳은 350~400 미터 높이의 뜨거운 모래 언덕으로 악명이 높아 ‘크레이지 언덕’이라 불린다. 우리는 가장 경사 50도 수준의 가파른 길(보통은 하강할 때 이용하는 길)을 무모하게 선택한 탓에 본의 아니게 ‘사서 고생’을 했다.





“하하, 너희 미쳤어? Are you crazy?” 누군가 우릴 보고 한 마디 던진다. 발을 디딜 때마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사구라니, 뫼비우스의 띠를 걷는 듯 막막한 기분이다. 막내 재영이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1등으로 오르고 있는 준영이를 바라봤다.







출발한 지 30분도 넘었는데 끝이 보이질 않는다. 이렇게 힘들었던 게 얼마만인지. 바보 같은 제안 탓에 고생한 팀원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함을 전한다. 자꾸 걸음을 멈추고, 숨을 몰아 쉬었다. 포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다가도, 등 뒤로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광경을 생각하며 이를 악 물었다.
 

결국 우리가 해냈다. 정상에 발을 딛는 순간, 울컥하는 마음에 동생들을 얼싸안았다. 감격스러움과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이 교차했다. 이곳에서 맞았던 바람, 바라보았던 전망을 평생 잊을 수 있을까. 과연 그 이름처럼 훌륭했던 ‘빅대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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