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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놀다

<쿠바에서 놀다>
쿠바는 익스트림 스포츠가 없다. 유명 관광지에 가면 흔히 있는 스카이다이빙이라든지, 번지점프나 버기카 같은. 가장 큰 이유는 쿠바가 관광으로 개방 된 지 몇 년 되지 않았고, 공산주의 국가기 때문에 큰 자본이 필요한 액티비티들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쿠바에서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동네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야구를한다 던지, 길거리에서 몇 시간이고 같이 춤을 춘다던지. 그만큼 쿠바인들은 아직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이 덜하고 순수한 편이다. 아직도 길에서 말을 타고 다니고, 60년대 올드카들이 돌아다니고, 배 타고 언제든 낚시를 나갈 수 있다. 관광산업이 발달하지 않고 옛날에 멈춰있는 것이 오히려 어느 곳에도 없는 ‘인위적이지 않은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말 타기]



<트리니다드, 말타기>

트리니다드에 가면 말 타는 액티비티를 경험할 수 있다. 실제 쿠바 사람들이 키우는 말을 렌트하여 ‘잉헬리오스’라는 폭포까지 갔다 오는 것이다. 보통 생각하기에 승마 액티비티는 천천히 걸어가는 말에 타 몇 시간 동안 돌아다니는 것이 전부겠지만, 이 말은 관광객을 위해 훈련되지 않았다. 약간의 자극을 주면 전속력으로 달리게 되는데, 그 임계점에 다다랐을 때의 느낌은 어떤 운송 수단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굉장히 두려우면서도 말과 하나가 되어 붕 뜨는 듯한 경험. 다만 운동신경이 좋지 않을 경우 낙마할 수도 있다는 점이 주의사항.

이외에도, 마차를 타고 싶으면 굳이 관광지에 가지 않아도 된다. 실제 쿠바인들의 대중교통으로서 마차를 어디서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적당히 가격을 흥정하고 택시 대신 타고 다니면 오히려 택시보다 빠를 때도 있다. 무엇보다 이색적이라 재미있는 경험. 아직 아스팔트로 포장되지 않은 돌길이 많아, 말굽과 돌이 부딪히며 들리는 ‘달그락’ 소리가 특유의 정감을 가져다준다.
 



<마차 타기>



[올드카 타기]
올드카는 쿠바의 어딜 가더라도 볼 수 있다. 오히려 90년대 이후의 자동차가 이상하게 느껴질 만큼,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자동차들이 쿠바의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전 세계 어딜 가도 유일무이한, 쿠바의 상징 그 자체가 될 정도다. 올드카를 탑승하려면, 마차와 마찬가지로 굳이 관광지에 가지 않아도 어디에서나 탈 수 있다. 보통 택시들이 대부분 올드카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오픈카로 된 올드카를 택시로 이용할 수도 있다. 천장이 활짝 뚫린 차를 타고서 말레콘 해변을, 올드 하바나를 가로지르면 마치 1960년대가 이랬을까, 하는 감정이 물밀듯 쏠려온다.
 




<형형색색의 올드카들>

주의할 점은, 먼 길을 갈 경우 굉장히 아날로그 한 승차감 덕분에 피로도가 빠르게 쌓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도중에 차가 고장 날 수 있다는 점. 하지만 모든 쿠바인들은 자동차 수리에 매우 능통하므로, 금세 고쳐 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쿠바 여행을 하는데 있어 굳이 올드카를 타려 하지 않아도, 탈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가야 한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쿠바인들은 낯을 안 가리는 것 같다. 남미나 스페인어권 사람들 특유의 ‘아미고 문화’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쿠바인이 가진 오리지널리티는 순수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본주의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가진 특징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딜 가든 누구와도 금세 친해질 수 있었고, 특히나 동양인이기 때문에 더욱 많은 관심을 끌 수 있었다.

 


<아이들과 축구, 야구하기>

하바나에서의 첫째 날 아침, 그리고 마지막 날 오후에 아이들과 축구와 야구를 하고 놀았다. 어떻게 같이 할 수 있을지 생각할 필요는 없다. 길을 걷다 노는 아이들, 청년들을 보면 ‘아미고’를 외치며 그냥 끼어들면 언제든 같이 할 수 있으니까. 쿠바가 야구로 유명한 사실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쿠바인들은 항상 밖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놀이를 좋아한다. 온라인 게임도, 피시방도 없기 때문에 모두 평생을 어린 시절처럼 밖에서 사람들과 놀며 소통하고 지내는 것이다. 우리는 그저 편안한 분위기에 끼어들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언제든 모두 친구가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하루는 ‘산타클라라’라는 도시의 대학을 찾아갔다. 돌아오는 길에 로컬 버스를 탑승했는데, 노선을 알 수 없어 플랫폼에 앉아있는 대학생 커플에게 길을 물었다가 금세 친구가 되었다. 프랭크라는 친구였는데, 여자친구와 함께 현재는 대학에서 조교를 하고 있다고 했다. 자연스레 그 친구들이 소개해준 로컬 맛집에 어울려 다니다, 그날 오후 친구들과 농구 경기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지인들과 농구 경기를 하며 놀기도 했다.

 
 
 





<프랭크와 친구들>

이런 것이 쿠바만의 액티비티라고 생각했다. 보통 외국에서는 언어적인 문제 혹은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 같은 문제로 현지인과 맘을 터놓고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는 걸 줄곧 경험해왔다. 하지만, 쿠바는 여전히 아날로그다. 모두가 허물없이 지내고자 하고, 그 어떤 가치보다 사람이 우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많은 것들이 불편했다. 큰 광장에 가지 않으면 도통 되질 않는 인터넷. 시끄럽고 산만한 거리. 예약이 되질 않는 숙소..
하지만 쿠바에는 그 어떤 편리함이나 화려함이 가져다줄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수 십만 원짜리 액티비티나 관광지에는 찾을 수 없는 것 말이다.
한때 좋아했던 ‘INTO THE WILD’ 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가 있다.
‘Happiness is only real when shared’ , ‘나눌 때, 행복은 오직 진짜가 된다’

쿠바가 내게 알려준 가치는 이런 종류의 것이었다.
<사람에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아날로그에서 한번 답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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